손00씨(40대 초반, 가명)는 울산에서 산업용 소모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외근 영업직으로 일한 지 8년째입니다. 그의 하루는 아침 일찍 차에 올라 거래처를 순회하는 것으로 시작해, 때로는 경남과 부산을 넘나드는 장거리 방문 영업으로 마무리됩니다. 회사 차량이 별도로 지급되지 않아 개인 차량을 업무에 사용하고, 영업 실적은 곧 월급과 직결되는 구조입니다. 면허가 없으면 단 하루도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 후 지인 모임에서 술을 마신 뒤 '조금만 이동하면 된다'는 안일한 판단으로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적발됐고, 며칠 후 운전면허 취소 처분 사전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손에 든 통지서를 몇 번이고 다시 읽으면서 '이제 어떻게 직장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느끼는 무게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다고 손00씨는 털어놓았습니다.

단속 당시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초반대였습니다. 도로교통법 제93조 및 시행규칙 별표28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인 경우 1회 위반 시에도 운전면허 취소 처분이 내려지는 구간에 해당합니다. 손00씨는 음주운전 전력이 없는 초범이었음에도 농도 수치 자체가 취소 기준을 넘어선 탓에 지방경찰청으로부터 면허취소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처분이 확정되면 일정 기간 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결격기간이 함께 부과됩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영업 업무를 전혀 수행할 수 없게 되고, 사실상 해고나 다름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 분명했습니다. 처분서를 받은 날부터 행정심판 청구 가능 기간을 확인하고, 지인의 소개로 행정심판연구소를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행정심판연구소의 담당 행정사는 사건을 검토한 뒤 크게 두 가지 쟁점을 포착했습니다. 첫째, 손00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취소 구간의 하한(0.08%)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농도가 기준선 인근에 있을 경우, 처분의 비례성 원칙(행정기본법 제10조)을 근거로 취소가 아닌 정지 처분이 더 적절하다는 논리를 구성할 여지가 생깁니다. 처분이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법 원칙은 행정심판에서도 유효한 심리 기준이 됩니다.
둘째, 생계 의존성의 구체성입니다. 많은 청구인이 '운전이 필요하다'는 추상적 주장만 내세우지만, 이것만으로는 심판 위원회를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손00씨의 경우 운전 없이는 업무 수행 자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계약서, 내부 규정, 실적 자료 등으로 객관화할 수 있었습니다. 행정심판법 제30조는 처분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생계형 감경 사유는 위원회가 재량을 행사할 때 고려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셋째, 초범 여부와 음주운전 이전의 교통 법규 준수 이력도 중요한 감경 인자입니다. 손00씨는 음주운전 전력이 전혀 없었고, 과거 교통법규 위반 이력도 경미한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정황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처분의 필요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담당 행정사는 손00씨와 수차례 면담을 통해 그의 업무 구조와 가정 상황을 세밀하게 파악했습니다. 단순히 '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머무르지 않고, '운전 없이는 업무 이행이 계약상 불가능하며, 그 결과 소득이 전면 중단된다'는 인과 사슬을 문서로 증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회사 측의 협조를 받아 해당 직무가 차량 이동을 필수 조건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확인서를 발급받았고, 실제 월 방문 거래처 수와 이동 거리를 수치로 제시했습니다.
가정 경제 측면에서도 손00씨가 가구 소득의 주된 원천임을 보여주는 자료를 갖췄습니다. 배우자의 소득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손00씨의 소득이 끊기면 가족 전체의 생활 유지가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는 점을 구체적 수치와 함께 소명서에 담았습니다. 법리적으로는 비례원칙을 정면으로 내세우면서, 면허취소보다 면허정지로도 교통 안전이라는 처분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논거를 청구서에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면허취소 처분 사전통지를 받은 직후 행정심판연구소를 방문한 손00씨는 의견 제출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대응에 나섰습니다. 처분청에 의견서를 제출한 뒤 최종 처분이 확정되자, 곧바로 행정심판법 제27조가 정한 청구 기간 안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청구서에는 처분의 비례성 흠결과 생계 의존성, 그리고 초범이라는 개인 사정이 균형 있게 서술되었습니다.
심판 청구 후 관할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심리가 진행되었고, 담당 행정사는 보충 서면을 통해 위원회의 추가 확인 요청에도 신속히 대응했습니다. 청구일로부터 재결이 나오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렸으나, 그 과정에서 손00씨는 집행정지 신청을 통해 처분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켜 당장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위원회 심리 기일에는 담당 행정사가 직접 대리인으로 출석하여 구술로 추가 소명을 진행했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손00씨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면허취소 처분을 면허정지 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내렸습니다. 위원회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취소 구간 하한에 근접한 수준이고, 음주운전 전력이 없는 초범이며, 운전이 유일한 생계 수단이라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면허취소에 따른 결격기간이 사라지고 정지 기간 이후 면허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결 통보를 받은 날 손00씨는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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