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한 구청에서 10년 넘게 근무해 온 공무원 한00씨(40대 초반)는 어느 날 아침 우편함에서 경찰서 명의의 운전면허 취소 처분 사전통지서를 꺼내 들었습니다. 전날 밤 지인의 경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음주단속에 적발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처분 통지서를 받아 든 순간, 그는 손이 떨릴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십수 년을 성실히 쌓아온 공직 생활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한00씨의 상황은 면허 취소 한 가지만으로도 버거운데, 개인 사정이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그는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 두 분을 혼자 모시며 매일 아침 차로 모셔다 드리고 출근하는 생활을 반복해 왔습니다. 대중교통으로는 노부모의 병원 동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거리였고, 근무지 역시 대중교통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외곽 청사였습니다. 면허가 취소되면 부모 부양과 출퇴근 두 가지 모두를 잃는 셈이었기에, 그는 지인의 소개로 행정심판연구소 문을 두드렸습니다.

한00씨는 야간에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습니다. 호흡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에서 규정하는 취소 기준인 0.08% 이상 구간으로 측정되었고, 이는 1회 위반이었음에도 취소 대상에 해당하는 수치였습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에 따라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내릴 것임을 사전 통지하였고, 의견 제출 기한이 불과 열흘도 남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후 절차가 진행되어 운전면허 취소 처분이 정식으로 고지되었습니다. 결격기간 등 구체적인 불이익은 개인 사안마다 다르지만, 취소 처분이 확정될 경우 일정 기간 동안 면허 재취득 자체가 봉쇄되는 중대한 불이익이 수반됩니다. 한00씨는 처분을 통지받은 직후 행정심판 청구 기간(처분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 행정심판법 제27조)을 확인하고 즉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행정심판연구소는 상담 과정에서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을 두 가지 축으로 파악했습니다. 첫 번째는 비례원칙의 적용 가능성입니다. 행정기본법 제10조는 행정작용이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비례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별표28은 면허 취소·정지 처분에 대해 생계 유지, 부양가족 존재 등을 고려한 감경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한00씨의 경우 노부모 부양 책임이 명확하고 대중교통 대체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감경 요건 해당 여부를 다툴 여지가 충분했습니다.
두 번째 쟁점은 위반의 경위와 동기였습니다. 음주 측정치가 취소 기준을 넘기는 했으나, 음주 후 장거리 운전을 의도한 것이 아니라 가까운 거리에서 단속에 걸린 점,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 음주 직후 반성의 태도를 명확히 취했다는 점 등이 재량권 일탈·남용을 다투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었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처분청의 재량을 존중하면서도 제반 사정을 종합 심리하므로, 유불리 요소를 입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습니다.
아울러 한00씨가 공무원 신분이라는 점도 양면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공직자로서 음주운전 자체에 대한 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높은 반면, 직무 특성상 현장 출장이 많고 공익 업무를 수행한다는 측면에서 운전 필요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소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 두 측면을 균형 있게 제시하는 전략이 중요했습니다.

행정심판연구소는 먼저 처분의 위법·부당성 중 '부당성' 측면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취소 기준 수치를 넘긴 이상 처분 자체의 위법을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제반 사정을 감안했을 때 취소 처분이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논지를 구체적인 생활 사실로 뒷받침하는 방향을 잡았습니다. 무엇보다 노부모 부양 상황을 단순히 주장하는 것을 넘어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는 데 집중했고, 출퇴근 대체 수단 부재와 현장 업무 특성을 구체적으로 서면에 녹여냈습니다.
또한 반성과 재발 방지 의지를 보여주는 자료를 함께 구성하여 청구인의 진정성을 심판부에 전달하는 데도 공을 들였습니다. 단순히 '반성한다'는 서술에 그치지 않고, 음주운전 예방 교육 수강 이수 내역과 앞으로의 구체적인 생활 계획을 담은 확약서를 함께 제출함으로써 서면의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청구서와 보충 서면은 법리적 주장과 인간적 호소가 균형을 이루도록 구성하였습니다.

행정심판 청구서는 처분을 안 날로부터 법정 기간 내에 신속하게 제출되었습니다. 청구 접수 후 처분청인 경찰서 측의 답변서가 제출되었고, 행정심판연구소는 이에 대한 보충 서면을 추가로 작성하여 쟁점을 더욱 구체화했습니다. 집행정지 신청(행정심판법 제30조)도 병행하여 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이 즉시 집행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위원회에서는 제출된 소명 자료 전반과 처분청의 답변을 토대로 심리가 이루어졌습니다. 청구인의 부양 상황과 직업적 운전 필요성이 구체적인 자료로 뒷받침되었고, 초범이라는 점과 반성 태도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청구 접수 후 수개월 내에 재결이 내려졌으며, 한00씨는 그 기간 동안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결과를 기다렸다고 합니다.

행정심판위원회는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운전면허 정지 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내렸습니다. 구체적인 정지 일수는 개별 사안에 따라 달라지지만, 취소 처분이 정지 처분으로 전환되었다는 것 자체가 한00씨에게는 결격기간 없이 면허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했습니다. 처분청이 재결에 따라 면허 취소를 정지로 변경하는 절차를 진행하였고, 한00씨는 정지 기간 종료 후 정상적으로 운전면허를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재결 통보를 받은 날, 한00씨는 행정심판연구소에 전화를 걸어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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